27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 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 윤동주 <소년>



어제오늘 가을같은 봄날씨.
11시가넘어서야 걸어가는 퇴근길에 이런저런생각들.
그중 윤동주시인의 시가 문득.
슬픈 가을이 뚝뚝...

그의 마지막 나이 27.
내 지금의 나이 27.

지금의 내 나이가
누군가에겐 평생의 나이라는것에
어쩐지 위로가되는 건
어딘가 모르게 서글프네요?!

27의 윤동주시인과 함께 대화를 나누어 보고싶어졌어요.
진짜 대화를.

그 방



시간이 흐르면 차츰 나아 질꺼라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 내게 누군가 말했던것 같아요.
저또한 그러길 바라보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비어버린 그 방에서 한발자욱도 움직이지 못하겠는건
그 방 그자리에 늘 있어주던 누군가의 부재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지금까지의 시간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그렇게 보내야 하니까요.

보고싶다던지 그립다라는 말로도 설명이되지않는 이 것이
쌓이고쌓이다 툭하고 넘처흐르곤하는데 그 횟수가 적잖게 많아져서 저역시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네요...



기린



세렝게티 초원의 기이린 처럼...
기린이 되어보자.

낮잠



해가 좋아 작업사진을 촬영했어요.
아무리 조명이 좋아도 자연광만한게 있나요?
아무튼,
땡볕아래 옥상에서 왔다갔다하고나니 땀이 흠벅
샤워를 하고 나니 잠이 솔솔ㅎ

낮잠을 잤는데, 꿈에 할머니가 나오셨사와요.
와...오랜만이다 좋아라 하고는
누워계시는 할머니옆에 언제나 그랬듯 파고 들었사와요.
더우신것같아서 책으로 부채질도해드리고
오랜만에 할머니품에서 뒹굴했네요.
꿈이지만 진짜같아서...
어쩐지 힘도나고 우울했던것도 사라진것 같고 그랬어요.
깨어나서 한동안 멍 하긴했지만...

꿈이란게
참 좋으네요.
현실에선 절대 되지않는 것들이 꿈에선 뚝딱 이루어지니...
그렇치만 계속해서 꿈에만 미련을 두고있으면 안되니까...
부플린 꿈만 꾸게하는건 깨어난후에 밀려오는 후폭풍에 대해 너무나 무신경한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물론 꿈이 이루어진다면 더할나위없이 즐겁겠지만
언제 이루어질까 하고 막연하게 기다리는건 그만.
꿈꾸는사람보단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야겠사와요.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가 중요하지 않을까해요.


봄 밤



보이는 것이 많아 봄
보아야 할것이 많아 봄

보아야 할 것들은
눈을 감고 나서야 보인다.

모든것이 거뭇해지는 밤이 되어서야
봄의 밤바람이 눈을 감겨 주고 나서야
보아야 할것들이 보고싶은것들이
봄바람 속에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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